엄마는 두녀석 가방메고 걸어서 뒤따라가는 중. 자전거가 출발하면 금세 뒤쳐진다.

온유는 올봄, 그러니까 세돌 훨씬 전에도 네발 자전거를 타고 어린이집에 잘 갔는데, 초여름에 짓궂은 초등 형아들이 장난으로 마구 타다가 두대 다 보조바퀴랑 페달이 부러졌다. 남편한테 고쳐달라고 여러번 얘기했지만 여름내내 토마토따고 고추따느라 신경쓸 겨를이 없었다. 토마토가 끝나고 가을이 되어서야 트럭에 싣고 읍내 나가서 고쳐왔다. 고치고 나니 다시 애들은 발에 날개를 달았다. 이렇게 좋아하는 걸. 이렇게 잘 타는 걸. 금방 좀 고쳐주지.

해가 늦게 떠서 그림자가 길다. 아침저녁에 무척 쌀쌀해서, 이틀 전부터는 아예 긴팔만 입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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