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예쁘다아! 엄마 이거 입고 서울에 가야겠다."
"엄마! 그 옷 벗어. 당장!"
보리 언니가 물려준 하늘하늘 살랑살랑한 꽃무늬 원피스. 빨간 바탕에 잔잔한 하얀 꽃무늬가 그려져 있고, 무릎에서 한뼘 반 올라간 아슬아슬한 치마다. 아가씨 옷을 입으니 아가씨가 된 것 같다. 다리가 미끈하구나. 팬티가 보일락말락 아찔한 뒷모습, 여전히 괜찮군. 입고 거울을 보고 있는데, 한결이가 대뜸 버럭, 옷을 벗으라고 소리친다.
"엄마 그 옷 입으면 이평리 패션스타 되잖아? 그럼 엄마가 너무 예뻐서 '나랑 같이 살아요 나랑 같이 살아요' 하고 신랑들이 너도나도 막 따라와서 우리집이 꽉 차게 되잖아? 방에도, 마루에도, 너무 많아서 앉을 자리도 없어져. 다같이 '밥주세요 밥주세요' 하면은 엄마가 밥 엄청 많이 하다가 지쳐서 쓰러지면 어떡해. 그러니까 얼른 벗어."
"한결아. 엄마 그렇게 걱정될 만큼 예뻐? ^^"
"응.(진지 진지)"
엄마가 밥해주다가 지칠 걸 걱정하다니. 기특하고 짠하다. 걱정이 제법 그럴 듯 하다. 사랑과 생활을 둘 다 볼 줄 아는 일곱살 이한결이다.
엄마가 예뻐서 걱정
2015. 5. 27. 0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