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에 볕은 안들고 중앙난방 히터에 의지하는데

날 좀 풀렸다고, 연구동 1층 사람들이 덥다고 했다고,

지난주 이번주 방제실에서 히터 온도를 낮췄다.

히터에서 에어컨 찬바람이 나온다.


차라리 한겨울이면 온종일 히터 온도가 높아서 나은데

요새처럼 애매하면 도서관은 냉장고가 된다.

그나마 이렇게 추울 때 동료샘이 휴가라 다행.


도서관 너무 춥다고, 

외부 방문객도 있고 

회의도 많이한다고 얘기해도 소용없다.


+


종일 덜덜덜덜덜 떨다가 집에 오니

뜨거운 국물이 먹고 싶어서

부추랑 대파를 듬뿍 넣고 라면 끓여서

(채식라면 오뚜기 채황! 너무 맛있다)

호록 먹고 쓰러져서 잠들어버렸다.


그러다 눈 떠서 양치하고 세수하고 

다시 누워 뒤척이다 아아 새벽 두시반....


+


애초에 이름이 이글루 도서관이지만

정말로 일년 내내 이글루 같을 줄이야.


하지만

혹독하고 척박한 극지의 환경에서 

오래도록 살아남아온 남극생물들처럼

인간도 다양한 생존전략을 구사할 수 있지!

(오늘 출판 기획회의 때 회의록 작성하면서 

생존전략이란 말을 잘 줏어들었다ㅋ)


+


전기방석이랑 책상 밑 라디에이터는 기본이고

(이거 없으면 진작에 병들었다)


보온컵에 뜨거운 둥글레차,

뜨거운 코코아,

점심 도시락이랑 먹는 컵라면,

퇴근하고 먹는 뜨거운 국물,

어린이들과 벗들의 따뜻한 목소리 등등

그렇게 어찌어찌 하루하루 넘어간다.

털조끼랑 털발토시도 다시 가져가야겠다.



3월의 목표는

추위에 몸 축나지 않고

무사히 임무를 마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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