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예전 일기를 훑어보고 거의 확신한다. 내 느낌에 내 일기에 재미가 있고 없는 아슬아슬한 경계는 누군가를 좋아하고 있고 없고와 같이 가는 것 같다. 다 그렇지는 않지만 대충 묶어보면 그런 편인 듯.

일단 좋아하고 있는 마음은 숨만 쉬어도 뿜어져 나오니 어딜 가도 무얼 해도 신이 나있고, 그 신나는 마음을 다른 말로 둘러대느라 쓰는 일기는 한줄 한줄 사이에 꽃이 피어있다. 막 달려나간다.

그 잠시의 고양감과 속도감을 일기에 붙잡아두어서 얼마나 다행인가. 다 내꺼다. 시간이 지나가고 관계도 지나갔지만, 평소의 내가 아닌 것처럼 괴력을 발휘한 나날이 증거로 남아 내 사랑의 연대기를 이어 그린다.

뭐라도 쓰자. 뭐라도. (‘뭐라도 하자’에 이은 뭐라도 내인생 시리즈) 뭘 써놓기라도 해야 나중에 봤을 때 지금이 꽃시절인지 밭만드는 시절인지 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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