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준 퇴진행동 공동상황실장.
이분 목소리도 힘있고 맑은데다가
빈틈없이 제대로 핵심인 내용을
빈틈없이 잘 전달한다.
들으면서 마구 빨려드는 기조연설.
"네 그렇습니다!" 하고 대답하는 재미가 있는 연설.
박원순 시장님! >_<b
온전한 민주주의가 회복되는 그날까지
광장을 수호하고 국민을 보호하겠다고.
그리고 이용수 할머니.
이야기 듣다보니 마음만 분노하고
행동은 없고 몸도 가만히 있는 게 너무 미안하다.
언제, 종종, 수요시위 한번 가봐야겠다.
12시에 안국역 6번출구 일본대사관 앞.
비오는데 뒤에 안보인다고 우산 안쓰고 우비 입고
다들 이렇게 바닥에 앉아있다.
사진 맨 왼쪽부터 숨샘,
나는 따뜻한 커피를 꿀떡 마시고,
그 옆에 풀샘,
그 옆에 요 사진을 찍고 있는 붕붕샘.
비오는데 이게 뭔 짓이냐고 ㅋ
우리 언제까지 이렇게 나와서 고생해야 되냐고 ㅋ
농담 반 진담 반.
오늘은 젖지 않는 빨간 셀로판지를 앞에서부터 나눠줬다.
쪼꼬매도 횃불이다!
여기 저기 횃불 횃불
으악 노브레인! ㅠㅠ
일어서서 방방 뛰고싶은 마음으로
엉덩이만 들썩들썩, 팔을 흔들흔들.
촛불 파도타기!
촛불이랑 핸펀 후레시에 레드카드 감아서 점화!
풀샘 핸펀에 배터리 없어서
충전하라고 표시 계속 뜨는데도
이 순간 후레시 켜고 파도타기 했다 >_<
난 봤다 >_<
+
숨샘이 뒤에 지나가는 사람한테 뭘 샀다.
난 별 생각 없이 무대만 보고만 있었고.
사는 줄도 몰랐는데, 지갑에서 돈을 꺼내는 걸 보고
"어? 뭐 사세요?" 했다.
"응, 우비야."
'어 우비가 왜 필요하지?
우리는 다 우비를 입고 있는데?'
숨샘은 두줄 앞에 있는 아저씨한테 건네주고 왔다.
그러고 보니 보인다.
주변 사람들도 다 우비를 입었는데
그 아저씨만 안 입었다.
옷에 달린 모자쓰고 비맞고 있었다.
그리고 그 아저씨 옆에 어린 아이도 같이, 있었다.
숨샘이 우비를 건네주고 오니까 비로소 보인다.
그 시간 그 장소에 같이 있어도 나는 못 보는 걸,
내가 안 젖으니까 내 세계에는 없는 불편함을,
숨샘은 본 거다.
아저씨는 우비를 펴서
아들이랑 머리에 같이 썼다.
내가 젖지 않더라도
우비 없이 앉아있는 사람을 볼 수 있는 마음.
내가 집회에 가서 정말로 배워야 하는 건
이런게 아닌가, 했다.
숨샘, 풀샘, 붕붕샘이 다 그랬다.
여기에 함께 있기 위한 배려.
안경에 빗방울이 다 튀어서
앞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비가 내렸지만.
샘들이 저마다 필수 아이템을 마련해주셔서,
안경 앞이 흐려지는 거 말고는
비가 오는 것이 불편한 것인지조차 느끼지 못할 정도로
잘 있다가 왔다.
사랑의 우비 쉴드를 건네주셔서 옷도 안 젖고,
깔개방석 덕분에 엉덩이도 하나도 안 시렵고,
배에 붙이는 핫팩을 주셔서 배도 뜨뜻하고,
맛있는 빵이랑 커피 덕분에
배도 빵빵하고 든든했다.
오늘도 굉장히 벅차게 벅차게, 배운다.
배울 것 투성이다.
만나면 그냥 감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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