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무슨 낙으로 사냐면
일기쓰는 낙에 산다.
내 행동과 말을 써보고
거기에 대놓고 보이는 모순을 까발리면서
나를 쪼고 다그치고,
모순 속에 숨어있는 욕망을 눈치채고는
해결 방법을 찾아본다.
써보지 않고는 몰랐을테다.
써보지 않아서 계속 몰라주면 꿈에도 나타난다.
좀 알아주라고,
이렇게 눈으로 보면서도 모를 순 없겠지,
하고 무의식이 꿈으로 말하는 것 같다.
내 모순을 까발리는게
어찌나 웃기고 통쾌한지.
차마 어디 말도 할 수 없이
어이없는 생각에 어이없는 행동을 하고 있다는 걸
퍼뜩 눈치챈 순간,
그리고
아무 관계 없어보이는 행동들이
관계가 있고 이유가 있다는 감이
퍼뜩 잡히는 순간,
얼른 까댄다.
쥐잡듯이 까댄다.
한꺼풀 한꺼풀 다 까불러져서,
흔적없이 가볍게 흩어지는 게 목표다.
글쓰기는 나한테
쓰고 있는 바로 그 순간
즉각 일어나는 각성이다.
즉각 일어나는 해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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