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고사 마치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날마다 날마다 일정이 있었다.
제대로 쉬지 못한 채로는
하루 일정 안에 그저 있는 것 만으로도
탈수완료 10초 남겨둔 통돌이 세탁기의 마지막 몇바퀴처럼
몸도 마음도 느려졌다.
이러다 죽겠다 (....고 엄살)
어디 도망좀 갈까 하는 마음이 간절할 때
수요일이 됐다.
날 밝아서 학교 다녀오면
목요일 저녁 전까지는 널브러져 있을 수 있다.
널브러져야지.
계획했던 것을 하룻밤 안에 다 하려고 너무 애쓰지 말아야지.
접혔으면 접힌 대로, 넘어갈 건 넘어가주고.
그냥 널브러져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