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읽기수업 숙제했다. 카드에 구절 써서 암송하기!

​핸드메이드 암송과제 단어장. 선이 없는 노트를 좋아하는데, 이렇게 큼지막하면서 선이 없는 건 돌아다녀봐도 살 수가 없었다. 그래서 북아트로 다이어리 만드려고 8년전에 마련해둔 A5 크라프트 속지랑 카드를 찾아서, 펀치로 구멍뚫어서 만들었다. 왜 8년 전이냐면 한결이 낳기 전에 태교하려고 사둔거라서 그렇다. 그때부터 내내 바빴고, 8년이 지나고 이 종이는 비로소 빛을 본다. 마치 지금 이때 쓰려고 마련해둔 것 처럼, 비장하게 만들었다. 표지 한자도 연습한번 해보고 그렸다. 세상에, 한자를 다 그리다니!

 

논어 1장 학이편 1-15 구절이다.
하도 듣고 싶던 수업이고 하고 싶던 숙제라, 한글자 한글자 쓰면서 너무 행복하다.

공자와 자공의 대화. 자공은 애제자 안회를 의식하면서 물어보는 것이었을까. "가난해도 비굴하지 않고 부유해도 교만하지 않으면 괜찮은거죠?" 에서 "괜찮다"로 그치지 않고, 공자님은 한걸음 더 나가서 가난하면서 즐거워하고 부유하면서 예를 좋아하는 것을 이야기한다. 지금 처지가 어떻더라도, 그 자리에서 할 수 있는 만큼 한걸음 더 나가 보기. 나도 오늘 하루, 내가 처한 상황에서 마음 내서 하나 더 나가볼테다.

알고 있던 다른 텍스트를 가져와서 맥락을 해석해보는 시도에 스승님이 칭찬을 퍼붓는다. 앞말을 듣고 반응하는 말 속에서 새로운 것이 나오고 서로 배운다. 풍성해진다. 좋은 대화. 이것도 참 멋지다. 이 자공이 나중에도 이렇게 주고받는 질문 속에서 스승님이 "너는 호련이다." 하고 불러주는 그 자공이다. 1편에서부터 벌써 호련같다. 나도 스승님이 의미가 담긴 이름으로 불러주면 좋겠다. 총기가 자공만큼은 못하더라도, 열심히 하는 모습이 기특해서 스승님이 감동할 만한 공부를 해야겠다! 다만 요새 스승님이 한둘이 아닌 것이 함정 :-D

 

요고는 숙제분량 읽으면서 내 마음에 와닿은 구절이랑 이유랑 적어가는 단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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