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 끔찍해서 감당하기 힘든 자신의 진실에 눈을 뜨고” 부분에서 가슴이 철렁했다. 나한테 일기는 이미 일어나 버린 사건을 감당할 수 있게 재해석하는 편집의 과정이면서, 내일을 살아갈 수 있는 기억을 선택해서 남기는 선별작업인 것 같다.

가슴 철렁한 진실을 마주하는 정도도, 풀어서 이야기하는 만큼도, 오늘의 내가 할 수 있는 건 여기까지인 걸, 써놓고 나서야 본다. 일기를 씁네 하고 뭘 쓰고 있기는 한 건지도 모르겠다.

고작 이만큼, 그래도 여기까지.
날마다 철렁하고, 부끄럽고, 날마다 아무렇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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