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들으러 남산강학원 다녀오느라 집을 비운 사이에 일어난 일이다.
솔뫼농장에서 필링의 인문학 후기 모임까지 마치고 들어 오니, 식구들이 다 자고 있다.
남편이 자다가 나왔다.
"왔나~"
"어~ 왔다. 내가 장조림하고 김치찌개 해놓은거 먹었나?"
"어?"
얘기하던 남편 손이 자기 머리를 슥 스치자,
스르륵~
뭉텅이 머리카락이 떨어진다.
만질수록 계속 떨어져서 한 뭉치가 되었다.
"오늘 아침에 머리맡에서
'사각사각' 소리가 들려서 눈을 떴는데,
온유가 가위를 들고 내 머리를 자르고 있는거야.
눈이 딱 마주치니까 '잘잤어? ^^' 하고 방긋 웃더라."
"잘잤어 라니 (같이 큰 웃음)
미용실놀이 했네 (같이 큰 웃음)
아들보다 늦게 일어난 아빠의 최후다.
인제 무서워서 늦잠 자겠어?"
예전 : 아들보다 일찍 잠든 아빠의 최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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