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공작소 [시와 경전] 1강 수업의 키워드는 "유혐간택"이다.


지도무난 유혐간택
지극한 도는 어렵지 않음이요,
오직 간택을 꺼려할 뿐이니.

- 승찬대사 심신명 중에서. 맨 첫소절.


유혐간택은 간택을 하지 않는 것. 무지, 무욕, 무위의 상태. 생각문장을 미리 만들지 않는 상태. 인지하고 인식하고 판단하기를 택하지 않은 상태. 간택에서 희노애락이 나온다.


5초 5초... 더 작은 단위로 들여다보면, 바쁜 사람은 아무도 없다. 유기체 단위 말고 생각문장 단위로 보면, 쓸데없는 간택으로 망상을 채워넣어서 바쁜 것이라는.

유혐간택과 같은 말은 "고집멸도"에서 "집멸"부분이랑 "응무소주이생기심(어디에도 머물지 않을 때 생기가 생겨난다)".

바이런 케이티에 따르면 "사실은 어떤 것도 없습니다. 지금 나타나는 이야기만 있을 뿐입니다. 실은 그것조차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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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어떻게 글쓰기와 연결되냐면, 마음이 맑은 유혐간택의 상태로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면서, 최고의 표현을 찾아내는 데 필요하다. 그렇게 선택한 그 단어로, 희노애락 전체가 뒤집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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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데없는 간택이 망상을 낳고, 망상으로 시간을 채워넣어서 바쁜 것이라는 말에 화들짝 뜨끔했다. 유혐간택하면서 살아볼테다. 최고의 단어를 선택해서 희노애락 전체를 뒤집을테야. 아무것도 없지만 비어있지 않은, 경이로운 삶을 살아볼테다. 홧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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