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정. 비틀비틀 걸어나온 온유.
자다 깨서 더 굵고 진한 쌍커풀에다
빛이 눈부셔서 잔뜩 찡그리고
머리카락은 하늘까지 뻗쳐있다.

"엄마 얼른 들어와서 자."
"응 알았어 온유야. 들어가서 자~"

한번 꼬오옥 안았다가 놓아주니
비틀비틀 다시 방에 들어간다.
아빠도 온유따라 자러 들어간다.
온유를 안고 눕는다.

"엄마 옆이 좋은데...
엄마, 공부하고 온대.
...따뜻해."

잠이 잔뜩 묻은 목소리로
아빠 팔베개하고 온유가 하는 말.
마지막 말을 듣고 방문을 살그머니 닫아주었다.
엄마가 안아줘도 아빠가 안아줘도
따뜻하다고 잘자는 온유.


온유도 따뜻해.
잘자.

'마주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엄마랑 같이  (0) 2016.02.01
서른 무한잔  (0) 2016.01.25
요놈 강아지  (0) 2016.01.01
온유 그림 - 엄마 한결 아빠  (0) 2015.12.24
멧돼지가 안무서워지는 방법  (0) 2015.12.17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