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 유주얼 an usual (월간) 2월호
국내도서
저자 : 신형철 외 38인
출판 : 언유주얼 2020.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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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들이랑 같이 간 합정역 종이잡지클럽에서

이번호 언유주얼 (주제: 덕질) 읽다가

신형철 문학평론가님 기고 중

일부분을 옮겨와 본다.

 

내 사랑, 덕질처럼.

 

 

 

요컨대 '덕통'의 세 요소를 종합하면 이렇다. '한 대상에게 불현듯 마음을 뺏기게 되는 이 드문 사건은 한 사람을 불가역적으로 바꿔놓는다' 나는 이 변화가 긍정적인 것이라고 생각한다. 말하자면 우리로 하여금 어떤 탁월함을 갖게하는 변화일 수도 있다고 말이다.

 

덕질은 어떤 대상을 최선을 다해 사랑해보는 드문 경험이다. 이 경험은 왜 귀한가. 히라노 게이치로는 우리가 자신의 전부를 좋다고 말하기는 어려워도 누군가와 함께 있을 때의 내가 좋다고 생각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한다. 그는 보들레르의 시나 모리 오가이의 소설을 읽을 때의 자기 자신이 마음에 들었고, 그것이 자기라는 존재를 긍정하는 입구였다고 고백한다. "사랑이란 상대의 존재가 당신 자신을 사랑하게 해 주는 것이다" (히라노 게이치로, 이영미 옮김, <나란 무엇인가>, 21세기 북스, 173쪽)

 

나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능력, 덕질은 우리에게 그런 능력(덕)을 준다. 자꾸만 나를 혐오하게 만드는 세계 속에서, 우리는 누군가를 최선을 다해 사랑하는 자신을 사랑하면서, 이 세계와 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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