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실한 기간이 너무 연속이면

예를 들어
월화수목금 하루도 빼먹지 않고
수영 강습을 들었다던지,
술은 언제 마지막으로 마셨는지 까마득하고
매일 저녁 샐러드를 세달째 먹고 있다던지,
한주에 한권 읽기로 했는데
두권 다 읽고 세권째 읽고 있다던지,
주말이라 춘천집에 왔는데
집이 우렁각시가 청소한 듯 말끔하고
내일 먹을 찌개랑 밥이 냉동실에 한끼 분량씩
착착 쟁여져 있다던지 하면,

반항하는 마음이 슬그머니 머리를 들고 일어나
뭐 타락할 것이 없나 두리번대는 것이다.

아 정말 타락하고 싶다!
수습 안 되는 사고 치고싶어!
나락으로 굴러 떨어지고 나서
내가 왜 그랬을까 벽에 머리 박고 후회하고 싶어!

회사 집 수영장 서점 아니면 가는 데가 없다니
무슨 입신양명을 하겠다고
이렇게 세속 욕망도 없고 반듯하고 완벽하지 나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제의 내가 가꿔온 일상 덕분  (0) 2019.01.20
어디든 괜찮아  (0) 2019.01.20
어떤 모습이 가족인가  (0) 2019.01.13
춘천 책방마실 탐방  (0) 2019.01.13
도보도보 노선생, 하루 걷는 거리  (0) 2019.01.13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