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이 시키는대로
음파음파 버둥버둥하다보니
킥판 없이도 어찌어찌 레일 끝까지 가게 되었다.
그리하여 두달째에 중급반 승급.
+
중급반은 빡빡하다.
쉴틈없이 레일을 돈다.
격렬해.
숨을 크게 쉬면서 헐떡이느라
등 뒤에 날개뼈가 욱신거릴 정도로
격렬하다.
체력 달리는 분들은 중간부터 걸어가고;;
수영 이렇게 격렬한 운동이었구나.
초급반때 체력이 달려서 숨차는 걸 넘고 보니
정말로 온 몸을 다 가져다 쓰는 격렬함인 걸 알겠다.
격렬해서 힘든데 엄청나게 기분좋다.
이런 거겠지, Runner’s high :-D
+
시작할 때 선생님이 그랬다.
중급반에서 수영하려면 체력이 있어야 한다고.
체력을 기르셔야 수영할 수 있다고.
체력을 기르려고 수영하는데,
수영을 하려면 체력이 있어야 한다니.
뭐가 먼저든 결국 체력이 좋아질 수 밖에 없겠다.
투지가 불타오른다.
+
선생님이 가르쳐준 대로 동작이 다듬어지고 있다.
다듬어질수록
같은 동작 한번도 더 빨리 더 멀리 앞으로 나가고,
숨쉬기도 편하다.
왕복해서 세바퀴는 그냥 가는 거란다.
동작이 매끄러워지면 정말로 세바퀴는 문제 없어지나.
+
선생님이 나를 홱 가리키면서
“우리 중급반 에이스!” 하셨다.
“네?;;”
속도가 좀 느려서 그렇지,
발차기나 팔동작이 아주 표준이라고.
기쁘기도 하고 정말인가 하고 어리둥절 :-D
그러니 맨 앞으로 가서 1번으로 출발하래서;;;;
모두들 내 뒷모습을 유심히 지켜보는 가운데
출발했다;;;;
+
다 마치고 나서,
“체력이 좋으신 것 같아요.
나이가 어떻게 되세요?
어떻게 이렇게 체력이 되시죠?”
마흔의 나이에 체력 좋단 말을
무려 지도해주는 수영 선생님한테 들었다.
이런 건 일기에 써둬야 한다.
수영 1개월 2주차의 쾌거!
“수영을 할수록 체력이 좋아지는 것 같아요.
가르쳐주신 대로 동작이 다듬어질수록
훨씬 덜 힘들어서
너무 재밌고 신기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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