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들은 가지가지 더러운 걸로 엄마를 웃기려고 했다.
뒤늦게 깨닫는다. 그게 다 웃겨주려고 한 거였는데.
나는 같이 웃어주지를 않고
더러움에 부르르 떨면서 눈썹을 찡그렸구나.



온유는 까맣고 동그란 티끌같은 걸 손가락 끝에 붙이고
“엄마 이거 좀 봐” 하고 내밀었다.
“이게 뭐야?”
“코오-따악-지! 아하하하하”
온유는 대답하고 스스로 웃겨서 자지러짐 ㅋ

처음 한두번은 “어머 뭐야! 코딱지야? 넘 웃겨 ㅋㅋ” 했는데
자꾸 하니까 이젠
싱글싱글 웃으면서 손을 내밀려고만 하면
“휴지에다 닦앗!” 하게 됐다.


+

또 온유.
멍한 표정으로 눈에 초점을 흐리고 입을 헤 벌려서
침 한방울을 주룩 떨어뜨리고는
“엄마 이거봐! 침이야! 아하하하” 하면서
또 스스로 웃겨서 자지러짐 ㅋ

처음 한두번은 “온유바보놀이야 웃겨 아하하”했는데
역시 자꾸 하니까
입 벌린 모양만 봐도 알아보고
“안돼! 하지맛! 침 닦앗!” 하게 됐다;;

+
​​

한결이는 내 얼굴 앞에 엉덩이를 대고
“엄마 기다려봐봐” 하더니
픽 하고 방귀를 뀌었다.
두 놈이 아주 데굴데굴 자지러짐 ㅋㅋㅋ

처음 한두번은 “으윽 지독한 냄새-” 하고 쓰러져줬는데
역시 자꾸 하니까
뒤돌아서면 엉덩이 내밀기도 전에 밀어내면서
“방구 하지마 하지마!” 하게 됐다;;



난동곰형제의 개그 시도를
기미만 보이면 차단하는 재미없는 엄마로 점점 변해서
미안 =_=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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