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 강의 들으러 일주일에 한번 다녀올 때는
자고 나면 목요일, 자고 나면 목요일이었다.
마지막 강의 듣고 나서
한달도 더 지난 것 같은데
실제로는 바로 저번주 목요일이었다.
언제적이었는지 벌써 아득하다.
멀어졌다 -_-....
+
강의 들을 때는
실제시간 일주일이 체감시간으로 하루.
강의 끝나고 나니
실제시간 일주일이 체감시간으로 한달.
(물론 약간 내 식의 과장이 있지만 ^^)
아침밥을 푸다가 문득 의아했다.
'뭐지 이 6차원의 시간감각은;;'
+
영화 인터스텔라에서
블랙홀 근처의 행성에 잠시 들렀는데
중력이 높은 곳이라 시간이 엄청 빨리 가는 이야기가 나온다. 생각났다.
어쩌면
체감시간이 나한테는 진실일 수도 있지.
배우는 데 폭 끌려들어가 빠져있으면
시간이 마구마구 흐른다.
나를 붙들어놓는 무겁고 빼곡한 시간이 없으면
시간과 마음은 스르르~
그 즉시 떠다니는 걸지도 모르겠다.
+
돌아보니
목요일에 글쓰기모임 할 때도 그랬다.
자고 나면 목요일, 자고 나면 목요일이라
"내일 만나요~" 모임공지 문자를
화요일에 날린 것도 한두번이 아니었다 ^^
농부와 인문학 강좌 할 때도
자고 나면 한달이 훅, 자고 나면 한달이 훅.
2014년 후반은 그야말로 빛의 속도로 흘러갔다.
+
쓰다 보니 알겠다.
수 많은 종류의 중력장 중에
내가 끌려들어가는 것은 "배움"
다음 중력장을 만날 때 까지
느긋하게 유영하면 되겠네! :-D
그러다 나의 은하계를 만나면 좋겠다.
태양에 끌려든 지구처럼.
지구에 끌려든 달처럼.
기왕이면 적당한 거리로 끌려들면 좋겠다.
스스로 생명을 키울 수 있는 만큼의 환경을 유지할 수 있는 거리.
자신만의 빛과 색이 활짝 피어나는 거리.
어떤 모양의 궤도를 돌고 돌아도
다시 처음으로 돌아올 수 있는 거리.
느슨하게 붙잡힌 거리.
그런 나의 은하계를 만나,
밀도 있는 시간을 살아갔으면 좋겠다.
땅에 발을 붙이고 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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