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아빠품을 떠나 서울에서 밥해먹고 잠자면서 10년 가까이 살고, 시골에 와서 7년 6개월을 살았다. 직장도 경력도 전세금도 젊음도 체력도 없는데다 살림살이도 없어서, 문득 숟가락 밥그릇부터 새로 마련해야 한다는 걸 발견했다. 대단하다. 이 무슨 용기로.
죽을 때 가져갈 수도 없는 것은 어쩌면 사는 데도 가져가지 않아도 되는 것일수도. 다 두고 간다. 잔뜩 지고 왔다가 빈 몸으로 홀가분하게 갈 수 있는 기회라서 고마워해야하나. 이 순간도, 지난다. 생각보다 아주 빨리 지나간다.
여행짐처럼
2016. 1. 13. 0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