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봄비와 함께 나타나다, 벗님
솜사탕 연필
2019. 3. 11. 18:37
“민경 어디야? 나 지금 연구소 가고 있는데”
퇴근길 셔틀버스에 타자마자 전화받았다.
이럴 수가. 마음이 통했다.
비가,
지금 이렇게 대놓고 봄비가 오는데
파전에 막걸리를 으으,
비맞는 강아지처럼 끙얼끙얼했더니
어떻게 알고 목동에서부터 번쩍 날아오시고! :-D
살았다 ㅋ
+
초 켜놓고 소근소근 :-D
벗이 있어 초절경 :-D
+
어떤 순간이 너무 좋아서
또 왔으면 했는데 다시 오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그 한번이 영원같아졌어요.
생각하면 거기서 삶이 멈췄으면 싶은 장면들이
있어요, 했더니
어떤 순간인데? 하고 벗님이 물어봐줬다.
물어봐줘서 고마운 질문.
얘기할 수 있게 해줘서 고마운 질문.
+
어떤 순간이 너무 좋고 재밌어도
그 시절이 지나고 나면 또 다른 재미가 생기더라.
같지는 않아도
그때 그때 새로운 재미가 나타나더라.
그렇지 않아?
맞아요. 그래요 :-D
+
자다 깨서 가슴 어디께를 짚고
혼자 가만히
아야, 할 만큼의 아픈 것.
우리에겐 그런 것이 있어서
열어보지 않은 문 하나를 열고
모르는 세계에 발을 디딘다.
어떻게든 살아보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