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먹고 나니 8시.
온유를 씻길까 한결이를 데리러 갈까 고민하다 온유한테 물어봤다.

"온유야! 목욕할래, 형아 데리러 할머니네 집에 갈래?"
"할머니집에!"

바로 옷 입고 출발!
오늘은 반달이다. 달이 밝아서 별이 잘 안보인다. 그림자가 비칠만큼 밝고, 춥지도 않다. 걷기에 너무너무 좋다.

"온유야. 유모차 타고 갈래, 걸어갈래?"
"걸어갈래."
"그래? 엄마도 집에만 있다가 밖에 나오니까 너무 좋다. 걸으니까 너무 좋다!"
"나도 걷는거 좋아."

둘이 손잡고 할머니집까지 뚝방길을 걸어갔다.
"엄마, 노래 불러줘."
너의 의미 (요새 꽂혀서 엄청 여러번), 바람이 불어오는 곳, 나의 노래를 ​불렀다.

좋다. 조용한 봄밤산책 너무 좋다. 한달만 더 있으면 개구리가 사랑한다고 목이 터지게 울겠지. 아카시아 꽃냄새가 온 천지에 가득한 밤도 오겠지. 오늘 엄마랑 밤에 같이 걸어줘서 고마워 온유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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