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림길. 남산공원길따라 걷다보니 빠져나가는 길이 나왔다. 길찾기 앱은 앞으로 더 가라고 하지만.
"한옥마을까지만 가면 대한극장은 엎어지면 코 닿는 곳이지 껄껄껄."
하고 나는 이 길로 샜다.

빈집에서 9시 20분에 출발했는데, 여기까지 오니 9시 52분이었다. 원래 보려고 했던 위플래시는 10시에 시작인데. 8분 안에 갈 수 있을까!


설마 저 굴다리를 지나는 길이 가는 길일줄은 꿈에도 몰랐다. 길이 안보여서 건물 근처를 빙글빙글 돌았다.


육교인가? 아니었다. 남산 1호 터널로 들어가는 곳이었다.


찾다찾다 마침 지나가는 어머니들한테 물어봤다. 알고 나서 보니 표지판이 눈에 들어왔다.
신기하네. 이 자리에 언제부터 있었지. 어쩜 이렇게 까맣게 안보였을까!


굴다리 지나 육교를 내려오니 또 갈림길.
아까 빠져나온 길이 빠른 길은 맞지만, 헤메서 이미 열시가 지났다. 덕분에 느긋하게, 요번 갈림길은 빌딩숲 골목길을 고른다.


왼쪽 아래로 내려가면 한옥마을. 담에 올께~


직진해서 골목길 따라 쭉 내려갔다.
전혀 모르는 조용한 뒷골목. 엄청 두근두근해!
​​


막다른 곳이다.
왼쪽 내리막길이냐 오른쪽 오르막길이냐 고민하고 있는데 "아가씨 뭐 도와줄까요?"하고 중년의 회사원이 물어봐준다. 관광객인 줄 알았나보다. 오오 아가씨라니.

아가씨라니!!!!!!!!!

이 말 한번을 듣기 위해 오늘 여기에 왔나봐. 고맙습니다. 복받으소서. "아.. 골목길이 궁금해서요.." 했더니 차를 몰고 간다.

아마 내리막길이 충무로역 쪽이겠지?
그래서 오른쪽 길로 먼저 가봤다.


오.. 평소에 남산강학원 가는 큰길이 나왔다. 어딘지 알겠다. 이렇게 연결되는구나.



뒤돌아 내리막길을 내려왔다. 골목을 빠져나와서 한장 찰칵. 좁은 골목 양쪽에는 종이를 만들고 책을 만들고 인쇄하는 회사가 엄청 많다. 오천원하는 작은 백반집도 찾아냈다.

극장에 도착한 시간은 10시 20분. 위플래시 말고도 스물이 10시 40분에 조조로 남아있었다.

한시간짜리 미니 여행 끝. 잘 헤맸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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