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 맞을래?"
"엉..."

엊저녁. 웬만큼 안아프면 "침 맞을래?" 소리는 귓등으로도 안듣는데. '얼른 나아야겠다!'고 독하게 마음먹었다. 마이앤트메리 노래가 듣고 싶어서 온 몸이 박제되기 전에 먼저 틀어놨다.

Night blue에서
"쏟아지는 빗속에 나 혼자일 때
길 잃은 밤에 문득 돌아선 골목.
빛나는 내 꿈이 세상에 꺾일 때,
그 때 다시 널 부른다면 모른척 해줘.
그 때 다시 널 부를까봐, 그게 두려워."

이 부분에 마음이 턱 걸려서,
몸은 꼼짝 못하고 눈물이 주룩주룩.

'마음이 방황할 때 대뜸 허우적거리지 말자. 누군가부터 부르지 말자. 도와달라고 하지 말자. 혼자 할 만큼 다 해보고. 이미 배운 걸 떠올리고. 그러면 아마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을지도.'


+

마이앤트메리.
내가 엄마아빠와 떨어져서 세상에서 살아가기 시작한 99학번 새내기때, 같은 99년에 활동을 시작한 밴드다.

간간히 들리는 피아노 소리가 좋고, 이리저리 돌려 말하지 않는 가사가 좋다. 그냥 지르는 목소리가 좋다. 코드를 따라가는 기분이 좋다. 여럿이 맞추는 호흡이 좋다.

'살아있는 사람을 살아서 만날 수 있을 때 만나러 가야지!' 하고 찾아보니, 마이앤트메리 멤버 각자가 좋아하는 음악 하면서 활동하고 있다. 연관 검색어에 '마이앤트메리 해체' 를 보고 가슴이 철렁. 콘서트 들으러 가기엔 늦었나 ㅠㅠ

더 찾아봤더니, 보컬 정순용이 '토마스 쿡'이란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고, 4월에 콘서트를 한단다!!!!! 충북에서는 대전에서 하는데 교통편이 불편해서 가기 어려울 것 같고, ​대학로에서는 4월 말이다. 오!!!!!!! 들으러 가야지.
너무 고맙다. 지금도 계속 음악을 하고 있어서 고맙다.

마음이 방황한 덕분에, 새 길을 찾았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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