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결이가 온유를 너무 잘 긁는다.
내가 들으면 전혀 화낼 말이 아닌 말놀이 말장난 같은데도
온유는 자기를 놀린다는 것 자체에 이미 화가 났고
한마디 한마디에 다 발끈한다.
온유가 화내는 게 재밌다며 한결이는 자꾸 놀린다.

"아니라고오! 하지말라고오!"
"애냬럐걔~ 해쟤먤럐걔애~"

온유가 울부짖으면서 발차기에 주먹질하면서 덤벼드는데
이 때 한대 맞으면 한결이도 반격을 하면서 격해진다.

하지만 체격으로 보나 힘으로 보나 숙달된 공격스킬로 보나
한결이가 게임이 안 될 정도로 더 세서
온유가 얻어터지기 전에 =_=;; 말려야 한다.

"한결이 그만해! 놀리지 마!
온유 화나게 하려고 작정하고 하는 그런 말 하지 마.
안 그러기로 수도 없이 약속하고 왜 계속 안 지켜?

온유는 화내는 게 너무 과해!
화 난다고 덤비지 말고 그러지 말라고 말로 해.
말로 할 수 있잖아!
한결이 형아가 너 화내는 거 재밌어서 일부러 놀리는
하찮은 도발에 일일이 다 넘어가주지 마."

그랬더니 온유가 울먹울먹 한다.

"엄마 난 어리잖아! 어려서 그런 거야.
어리면 그런 한마디 한마디가 다 신경이 쓰인다고.
대수롭지 않게 넘어갈 수가 없어! 엉엉"

'마주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새학기 필통 준비 완료  (0) 2022.02.28
엄마가 불쌍해서  (0) 2022.02.27
땃쥐 아침인사  (0) 2022.02.21
포근해서 좋았어  (0) 2022.02.16
옆방에 있는데 보고 싶다니  (0) 2022.02.12

아침에 일어나면
눈을 반쯤 뜨고 부스스한 얼굴로 헤헤 웃으면서

"내 갱얼쥐땃쥐. 잘잤나? 왜 이렇게 일찍 일어났지!
엄마랑 한시간만 더 잘까? 같이 더 자자앙"
"맘스땃쥐 헤헤. 잘잤다~"

하고 꼭 끌어안고 차례로 뽀뽀를 하고 나면
두 놈이서 나를 방 안으로 다시 밀어넣는다.

"엄마, 더 자 더 자. 삼십분만 더 자."
"아니.. 어엉.."

그리고 하던 게임을 계속 하는 것까지가 ㅋ 요새 아침이다.
방학인데 어린이들은 빨리 놀 생각에 꼭두새벽에 일어나고
나만 늦잠잔다.

+

한결이한테
"아이구 요놈 갱얼지 내 갱얼지" 했더니
"엄마 갱얼지 아님 크크. 오해 니니."
한다 ㅋㅋㅋㅋㅋㅋ

'마주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엄마가 불쌍해서  (0) 2022.02.27
어리면 신경이 쓰인다고  (0) 2022.02.21
포근해서 좋았어  (0) 2022.02.16
옆방에 있는데 보고 싶다니  (0) 2022.02.12
난 노래를 들으면 춤을 춰  (1) 2022.02.09

한결이눈 잠이 온다고 먼저 방에 들어가고
온유랑 거실에서 잘 시간 될 때까지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번 겨울방학에 엄마 집에 와서 놀러간 데 중에 어디가 좋았어?"

좋았던 곳
: 속초할머니할아버지집. 플레이도시 워터파크. 화성 월문온천. 동춘나래도서관. 극장에서 영화본 것(씽2게더, 스파이더맨 노웨이홈)

별로였던 곳
: 과천 국립현대미술관. 국립국악원 국악 공연. 새아침공원 인라인 스케이트장. 소래습지생태공원. 선학별빛도서관 돔영화. 송도 아이스 스케이트장
(엄마는 다 좋았다;;)

"속초에서는 뭐가 좋았어?"
"잠자는 게 좋았어. 포근했어."

속초본가는 웃풍이 심해서 공기는 시리고 방바닥은 따끈했다.
두툼하고 무거운 목화솜 이불을 덮었는데
이불 속은 동굴처럼 따뜻해서 코만 밖으로 내밀고 잤다.
온유는 그게 포근해서 좋았다고 한다.

(원래는 이불을 다 차버리고
도토리처럼 굴러다니면서 잔다 ㅋ)






'마주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리면 신경이 쓰인다고  (0) 2022.02.21
땃쥐 아침인사  (0) 2022.02.21
옆방에 있는데 보고 싶다니  (0) 2022.02.12
난 노래를 들으면 춤을 춰  (1) 2022.02.09
바둑돌 편지  (0) 2022.02.06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