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 저 어제 기분이 계속 이상했어요."
"그래. 큰 일 일어나기 전에 기분 싱숭생숭한거 있더라."

오늘 아침 7시, 시아버님이 돌아가셨다.
남편, 어머니, 아가씨는 소식을 받자마자 먼저 괴산 성모병원 장례식장에 가있고, 나는 애들 밥멕여 어린이집 보내고 현수언니 차타고 가는 길.
어린이집 앞까지 갔다가 오늘따라 곁에서 떨어지지 않은 온유를 데리고.


"장례도 사람 살아가다 치루는 큰 행사야.
아무것도 아닌 것 같아도, 끝나고 보면
한웅큼 한발자국 쑥 커있더라.
사람이 자라더라."


장례식장에서 주는 검은 상복을 입는다.
흰 리본핀은 입관 후에 꽂는 거래서 넣어두고.
급히 오느라 못챙긴 검은 양말을 편의점에서 사 신는다.

어머니 아가씨 남편은 생각이 없다고 안먹고,
현수언니랑 기태삼촌이랑 나랑 같이 점심을 먹는다. 아침 등원길에 애들이랑 씨름하느라 배고팠다.

관계자 : "네시에 입관합니다."
아가씨 : "천주교식으로 장례할거에요.."


아버님이 돌아가신 때
옆에서 자리를 지켜줄 수 있어서 다행이다.

사람이 필요한 때 안심하고 부탁할 수 있는 친구, 위로의 말을 건네는 친구도 참 고맙고. 나도 그런 친구가 되어야지.

솔뫼농장 식구들은 다섯시반에 출발해서 온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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