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유가 가위바위보를 할 줄 아는게
지금도 여전히 신기하다.
게임법칙 무법자 한결이도 어느날 갑자기
가위바위보 결과에 수긍할 때도 놀라웠는데
온유도 순식간.

이제는 둘이서 나름의 법칙을 세우고 게임을 한다.

한결이랑 온유랑 공룡카드게임 할 때
애들이 한 손에는 카드를 그러쥐고
남은 한 손으로 가위바위보 해서
순서를 정하는 걸 볼 때마다
흠칫 흠칫 놀란다.


+


이젠 둘 다 아무리 엄마랑 같이라도
여자화장실 절대 안 들어간다.

화장실 위치만 알면
알아서 쉬하고 응가하고
휴지 예쁘게 접어서 똥꼬닦고
손도 깨끗하게 씻고 나오는 걸 볼 때마다
신기하다.

동서울 터미널 화장실에서
온유가 너무 늦게 나와서 걱정이 되어서
왜 이렇게 안 나오지? 하고 살짝 입구를 봤는데
손 안 씻고 그냥 나오는 많은 사람들 사이로 (민망;;;)
뽀독뽀독뽀독 비누로 손 닦는 온유가 보였다.


+


내 입에도 매웠던 고추장 불고기를
먹는다 +_+

매워서 후 후 하면서
수북하게 밥도 한 숟갈 같이 떠넣고
먹는다 +_+

이젠 밥 한 공기씩은 앉은 자리에서 뚝딱이다.
노는데 정신팔려 밥을 안 먹어서
“지금 무슨 시간이야! 앉아서 밥 먹는 시간이야!” 하고
밥그릇 들고 쫒아가서
뒷덜미 낚아채서 한 숟갈씩 먹이던 시절은
저 멀리 멀리.


+


서점에 데려가서
마음에 드는 책을 두 권씩 고르랬더니
한결이는 동물 대결이랑 공룡 대결책.
온유는 두권 다 색칠하는 공룡책.
아직도 애들한테는 공룡이 최고다.

한결이는 공포 만화를 골랐는데 못 사게 했다.
딱 보기에 솔깃하고 쫄깃하지만
사서 펴면 바로 등 쫙쫙 갈라지면서
책장이 우수수 떨어져나가는,
마감만큼이나 내용도 엉성한 시리즈류였다.
도서관에서 빈번하게 보수요청 들어오는 =_=;;;

왜 안 되냐고 불만불만인 걸
수십가지 이유를 대서 마음 돌리느라 애먹었다.
결국 내가 말한 이유는
하나도 납득하지 못한 것 같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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